공직자에게 감사패를 주는 것은 처음이다
-송달용 전 파주시장 회고록 제52화-
1986년 가을 일산천주교 사목회장이 찾아왔다. 일산성당 최신부님과 같이 저녁식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초대를 하였다. 이에 동의하고 최신부님을 식당에서 만났다. 부드럽고 모든 일에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대화에 부담이 없었다. 그 후 신부님의 신분이 아니라 인간적인 측면에서 신도들과 같이 여러 번 만나게 되었는데, 출장 가는 길에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찾아가 커피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 나누었다.
어느 날 신부를 찾아가니 매우 분주하게 무엇을 챙기고 있었다. 왜 그리 바쁘시냐고 물었더니 성당을 개축하는데 신자들이 모자라는 자금을 모으기 위해 바자회를 준비하고 있어 그것을 돕고 있다고 했다. 내가 도와드릴 것이 없냐고 했더니 신부님은 없다고 대답하였지만 내 생각엔 시멘트가 필요할 것 같아서 신부님에게 약간의 시멘트를 약속하고 이를 지원하였다.
또한 임시 원당공소에서 1주일에 한번 신부님이 미사를 마치고 돌아가시는 길에 군수실에 들러 커피 한잔을 하고 가셨다. 사실 신부가 군수실에 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때마침 농촌지도소에서 운영하던 농공훈련소가 그 기능을 다하여 매각계획이 있었지만 매수희망자는 없었다. 천주교에서 원당성당을 짓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하여 농공훈련소의 대지는 천주교에, 옆에 있는 농지는 경자유전의 원칙에 의하여 농민이 아닌 성당에 매각할 수 없어 원당농협에 매각하였다.
최신부님은 일산천주교 성당 건축지원과 원당천주교 성당 건립을 도와준 것을 일산성당 축성식을 위해 방문한 김수환 추기경님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것을 추천한 것 같다. 김수환 추기경이 축성식에 참석한 1,000여명의 신도 앞에서 내가 공직자에게 감사패를 주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격려와 더불어 감사패를 주셨다.
* 본 내용은 회고록 중 ‘잊을 수 없는 추억들’ 에 게재된 내용을 개별로 소개합니다.
<자료파일 제공 도서출판 헵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