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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초상화-이기상

보낸 사람 시-PHOSTO

꿈의 초상화 – 이기상 –

지루한 장마를 비집고
잘려진 청춘의 꿈이
도마뱀 꼬리처럼 스물스물 자랄때

꿈을 제물로 바친 세상이
후덥지근한 더위와
그칠줄 모르는 빗방울로 아득해

꿈을 빼았긴 변절자는
스물스물 자라는
자신의 꼬리를 물어 삼킨다

>^< 지난 7월 장마중에 사진을 찍으러 교하 근처로 갔습니다. 비를 맞고 있는 호박순의 초록색이 눈에 들어와 몇 장을 찍고 제 가지의 호박잎보다 길게 자란 순을 잘라내고 다시 횡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한창 자라는 초록의 순을 일부러 잘라내고 사진을 찍은 생각이 스치면서 청춘의 꿈이 잘리는 모티브가 생각났습니다. 사람은 살아 오면서 자신의 꿈을 여러가지 이유로 접고 현실적인 목표를 선택 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능력과 여건이 모자라서 이지만 꿈의 한계를 경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느정도 인생을 살면 경험이 풍부해져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하지만 스스로 현실에 안주하면서 꿈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살아 가면서 꿈을 스스로 현실에 묻어 버리고 청춘의 꿈이 없었던 것처럼 변화되는 꿈의 초상화를 보게됩니다.

이기상- 파주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