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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고-윤현아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포리스트 카터 저)」을 읽고

이책은 자전적 소설로, 인디언의 피를 이어받은 저자 카터는 5살에 부모를 여의고 체로키 인디언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산속에서 살아간다. 카터의 인디언 이름은 작은나무. 작은나무는 나무에서 영혼을 느끼고 동물들과 교감하며 자연과 더불어 동화되며 사는 방법을 배워 나간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자연의 이치에 따르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치고자 했으며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고, 육신보다는 영혼의 마음을 키워야 하며 서로의 영혼을 이해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가르친다.

네 영혼이 따듯했던 날들- 파주문학동네

할아버지는 과거를 모르면 앞으로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다며 체로키족의 지난일들을 알려준다. 미국의 인디언보호정책에 의해 인디언의 터를 빼앗고 체로키족을 오클라호마 보호구역으로 강제이주 시키고 1,300킬로미터의 이동으로 추위와 병으로 수천명이 죽음을 당하는 등… 아프지만 잊지말아야 할 지난일들을. 미국 백인 문명의 위선과 잔혹함을 경험하면서도 작은나무는 할아버지에게 배운 지혜를 통해 이겨내며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동물들과 인디언 연방으로 가는 여행을 떠난다.

작은나무의 순수함과 유쾌함에 웃다가도, 당차고 어린아이답지 않은 모습에서는 눈물이 나는 등 잔잔하면서도 무한한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인디언의 삶을 통해 환경, 인종, 교육문제 등을 생각해본다. 요즘 현대인들은 자연을 거스르며 자연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계절에 거스르는 농사, 망가져가는 땅, 유전자조작, 부수고 파괴하고 싸우고…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으로부터 빌려쓰고 있는 것이기에. 또한 작은나무에게 경험을 통한 지혜를 갖게 하고 칭찬 격려를 통해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하는 교육방식에 대해서도 요즘 교육과 비교가 된다.

2009년 가을. 후배에게 이 책을 선물 받고 5년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마음이 통했는지 몇 년간 연락을 못나눴던 후배가 카톡으로 안부를 뭍는다. 사랑스러운 후배를 생각하며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영혼 또한 따스하게 젖어들어감을 느낄수 있었다.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라고 하는 가을에 이 책을 통해 마음의 평온과 따뜻함을 느껴보시길…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좋은 글귀

◎26쪽(자연의이치): 꿀벌인 티비들만 자기들이 쓸것보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해두지 그러니 곰한테 뺏기고 너구리한테도 뺏기고 우리 체로키한테 뺏기기도 하지 .그놈들은 언제나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하는 사람들하고 똑같아. 뒤룩뒤룩 살찐 사람들 말이야 그런 사람들은 그러고도 또 남의 걸 빼앗아오고 싶어하지…그들도 자연의 이치를 바꿀수는 없어

◎73쪽(과거를알아두어라): 지난 일을 모르면 앞일도 잘 해낼 수 없다. 자기 종족이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면 어디로가야 될지도 모르는법

◎104쪽(나만의 비밀장소):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데 필요한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잠자고 먹을 것 짝짓기 등 자기몸이 살아가려는 마음. 또다른 마음은 영혼의 마음이다.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들어서 밤톨만해진다. 몸이 죽으면 몸을 꾸려가는 마음도 함께 죽지만 영혼의 마음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 영혼의 마음이 작으면 살아있어도 죽은 사람이 되고만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한가지, 상대를 이해하는데 마음을 쓰는 것이다. 서로의 영혼을 이해하는것

◎106쪽(나만의 비밀장소): 봄에 부는 매서운 바람은 아기가 피와 고통 속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탄생을 위한 시련이다. 그러고 나면 생명을 한껏 꽃피우는 여름이 온다. 그보다 더 나이가 들면 우리 영혼이 제자리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다는, 특이한 느낌을 갖는 가을이 지나가고…겨울이 되면 모든 것이 죽거나 죽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봄이 되면 다시 태어날 것이다.

◎237쪽(윌로존): 인디언이 선물을 주는방법- 인디안은 절대 무슨 뜻을 달거나 이유를 붙여서 선물하지 않는다. 선물 할 때는 그냥 상대방의 눈에 뜨는 장소에 놔두고 간다. 선물을 받는 쪽은 자신이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받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선물을 받은 사람이 보낸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거나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한다.

◎261쪽(와인씨): 교육이란 두 개의 줄기를 가진 한그루의 나무와 같다. 한줄기는 기술적인 것으로 자기직업에서 앞으로 발전해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 또 다른 한줄기는 굳건히 붙들고 바꾸지 않을수록 좋은 것 그것을 가치라 불렀다. 이런 가치들을 배우지 않으면 기술면에서 아무리 최신의 것들을 익혔다 하더라도 결국 아무 쓸모도 없다. 이런 가치들을 무시한 채 현대적이 되면 될수록 사람들은 그 현대적인 것들을 잘못된 일, 부수고 파괴하는 일에 더 많이 쓴다

◎269쪽(산을내려가다): 가을은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정리할 기회를 주는,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다.
◎사슴을 잡을 때도 제일 좋은 놈을 잡으려하면 안돼. 작고 느린 놈을 골라야 남은 사슴들이 더 강해지고, 그렇게 해야 우리도 두고 두고 사슴고기를 먹을 수 있는거야

◎252쪽(교회다니기): 남에게 무언가를 그냥 주기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게 훨씬 좋은 일이다. 뭔가를 주기만하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으면 그 사람은 평생동안 남이 주는것을 받기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인격이 없어지고 자신의 인격을 도둑질당하는 셈이 되지 않겠는가.

◎나이를 먹어도 자신이 여전히 가치있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윤현아(적성)
파주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