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
호기심에 떠난 여행
행여 돌아오지 못할까
발 하나는 내려놓지 못하고
언덕을 바라본다
무엇을 내려놓았는지도 모르면서
원을 그리는 나는
알 수 없는 바람에
마음을 연다
언덕은 바람을 껴안고
바람은 언덕을 쓰다듬는다
브로콜리 나무 사이로 바람은 달리기를 하고
돌과 물과 이야기를 나눈다
누군가 다녀갔을지도 모르는
백록담 천지의 노루 한 마리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언덕 위에 핀 꽃은 마냥 좋은 듯
바람을 노래하며 하늘거리고
가야할 때를 알고 떠나는 나는
아쉬운 정을 흘려 보낸다
<파주문학동네 온라인 문집 - 안연주 ⑤>
안연주 파주시청 공직자문학회원 파주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