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 년 –
시집 ‘뱀의 환생’ 삽화 중 이런 저런 사정으로 실리지 못한 그림 몇 편을 시와 함께 소개하려 합니다. 당초 흑백으로 그렸으나, 다시 되살리는 만큼 일부 수정을 한 후 채색을 하였습니다. 몇 번을 보아도 이기선 총장님의 시는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무덤
어머니의 무덤에는 잔디보다 잡풀이 많다
생전에 웃음보다 한숨이 많으시더니
거뭇한 머리카락 성글고
허옇기만 하더니
고난의 시간이 많았던 어머니의 일생을 무덤의 잡풀에 비유한 시인의 감각이 참으로 탁월합니다. 시어의 길이를 점점 짧게 이어감으로써 돌아가신 어머니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자식의 심정을 잘 표현하였죠.아울러 그 여백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채워넣은 시적 기교로 감동의 울림이 배가되는 느낌입니다.
내일은 부모님 묘소에 다녀와야 겠습니다. 그 시절은 모두 그러했지만 제 부모님도 고단한 삶을 사셨기에 묘소에 잡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잡초도 뽑고, 술 한잔 따라드리고 큰절하며, 살아 생전 효도 못한 죄를 용서해 달라고 참회하고 싶습니다.
- 이 그림은 ‘인스타그램’에 동시 연재 중이며, ‘다온숲카페’에서 판매하여 전액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기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