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전상서
그간 안녕하신지요
가슴속에서
고물고물 오르는 추억
뵙고 싶은 마음
오늘 뿐이려나
학년별 계주에서 다른 반 아이 제치고 일들으로 들어 왔다고
목마 태워 운동장을 한 바퀴나 도셨요
꽁보리밥에 쉰 깍두기 반찬을 보시고 가끔식 노란 도시락 속의 계란
후라이를 슬그머니 수저 위에 올려 주셨지요
아! 크리스마스 캐롤 연극에서 저에게 스쿠르지역을 주셨지요
그때 선생님께서 연극을 해도 잘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리고 또
그리고 또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꿈을 가지라고 하셨지요
기억 저편 새까맣던 소녀
지금은
새까만 개구쟁이
앞세우고 학교 가네
목쉰 선생님 뒤로하고
개구장이가 마냥 이쁜 마음
님의 그림자
따라가기 부끄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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