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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녀-윤인자

아름다운 그녀
19xx 11. 28.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는? 얼굴이 예뻐서가 아니다.
몸매도 예쁘지 않다 그리고 또 젊지도 않다
그런데 그녀를 보면 아름다운 여자다 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진다.

나보다 열 살쯤 많고 한 종합병원의 수간호사로 근무하고 있고 5살 연하의 남편과 아이 둘이 있다는 것이 내가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다. 1학기가 지나고 2학기 때 그녀가 먼저 나에게 아는 척을 했다. 모두들 삼삼오오 벌써 짝들을 이루고 있는데 나만 여전히 혼자였다.

내가 그녀를 보면서 느낀 것은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시험 때 컨닝을 할 때 보면 우리가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 하던 방식들을 사용한다. 열심히 나를 부르고 손바닥에 적고 종이쪽지에 적어 감추고 책상 위에 까맣게 적어 놓고는 한다.

아는 것은 쓰고 모르는 것은 하는 수 없지 뭐 라고 생각하는 나하고는 차원이 틀리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귀엽기 까지 하다. 전화를 걸어 도서관에서 보자고 해서 가보면 항상 먼저 와서 자리를 맡아놓는다. 심심하니깐 도서관에나 가볼까 시험공부나 해볼까 하는 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열심이다. 그것이 존경스럽까지하다. 공부하다 지겨우면 탁구를 치자고 한다.

거절 못하는 성격 탓도 있지만 그래 좀 쉬어볼까 하는 생각에 그녀와 탁구를 친다 마지못해 오는 공만 받아치는 나와는 달리 약간은 과장스러운 몸짓과 목소리 정말 탁구선수 같은 그녀의 액션 ” 와” 그녀의 열정이 부럽다. 저런 모습들이 그녀를 빛나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영화를 보자고 불러내고 점심을 사준다고 나오라 하고 명동에 있는 옛날의 추억이 있는 음악다방이 가고 싶다고 만나자고 한다.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간호사로 외국에 오래 근무한 경험에서 온 것 같다.. 그녀를 만나면 언제나 즐겁다.

나도 그녀의 나이쯤 되면 그녀 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수 있을까 누군가가 나를 보고 아름다운 여자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 . 나는 소망한다 나도 10년 후쯤 지금의 그녀처럼 열심히 세상을 살고있는 그런 여자로 변해있기를…..

p.s :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윤인자(파주)
파주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