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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수색 대대장의 살신성인의 희생정신-27화-

pajuin7

용감한 수색 대대장의 살신성인의 희생정신

  -송달용 전 파주시장 회고록 제27화-

서부전선의 최전방을 지키는 1사단은 우리나라 국토방위에 가장 중요한 지역을 방어하고 있다. 24시간 DMZ 최전방의 비상경계를 한시라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사단 수색 대대장이 DMZ 현장의 수색임무를 인계인수하는 과정에서 지뢰가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그로 인해 그곳에 있던 수색 대대장은 양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다.

그 소식을 접한 나는 며칠이 지나서야 위로 방문을 하였다. 송영근 사단장이 사고 경위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군인의 투철한 책임의식과 부하를 사랑하는 숭고한 희생정신을 후배 장병들과 국민들에게 영원히 전하기 위해 기념비를 세워야겠다는 것이었다. 기념비 건립에 필요한 비용을 협조하여 주면 좋겠다는 부탁도 받았다.

며칠 후, 동국대학교의 송석구 총장님이 9사단 관할구역인 고양시 식사동에 동국대학교 종합병원 건립을 위한 현장 확인 차 방문했다. 그날, 이상태 9사단장과 같이 문산읍 사목리 반구정에 있는 버드나무 장어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1사단장과 나를 초청하여 함께하게 됐다.

나는 그 자리에서“총장님, 9사단장님만 도와주지 말고 1사단도 좀 도와 달라”고 했다. 송석구 총장은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느냐고 했다. 송 총장은 해병대 장교로 월남전에 참전까지 한 분이였기 때문에 군의 일에 대해서는 애착심이 많은 분이었고 과감한 결단력도 있는 분이었다.

내가 DMZ 수색임무를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대충 하고 추가로 송영근 1사단장이 상세히 설명하면서 기념비를 세우려는데 지원을 좀 해달라고 했다. 송 총장은 그 자리에서“마침 대전고등학교 동창이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을 지으면 간판으로 쓰라고 큰 돌 두 개를 병원 입구에 가져다 놓았는데 필요하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돌만 있으면 무엇하느냐고 했다. 건립하려면 거기에 글도 써야 하고 기타 비용이 드는데 도와주시려면 화끈하게 도와 달라고 했다. 술이 얼큰하게 취한 때문인지는 몰라도 선뜻 500만 원을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다음 날, 1사단 참모가 병원 입구에 있다는 돌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하고 지금의 통일로 옆 통일공원에 수색 대대장의 살신성인탑이 세워졌다. 부하를 사랑했던 군인의 희생정신을 많은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건립기와 탑 뒷면의 글을 이곳에 옮겨 적어 본다.

 

건 립 기

 

이 탑은 2000년 6월 27일 1사단 전방 비무장지대

수색작전 중 지뢰폭발로 두 다리가 절단된

상황에서 부하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의 희생정신을 보여준‘이종명’ 중령과

‘설동섭’ 중령의 참된 군인정신을 모두의

귀감으로 삼고 그 뜻을 영원히 기리고자

‘길형보’ 육군참모총장의 발의로 육군 전 장병의

정성을 모아 건립되었음.

이 탑에 쓰인 돌은‘송석구’ 동국대학교 총장이

불교 병원에 세우려고 준비한 자연석을 두 대대장의

숭고한 정신을 기념하는데 쓰이는 것이 더 뜻깊다고

생각하시어 기증한 것임.

 

2000년 10월 19일

 

제1보병 사단장 송영근

 

 

이 한몸 조국과 군과 부하를 위하여(살신성인 탑을 세우면서)

 

2000년 6월 27일 10시 47분경, 육군 제1보병사단 수색 대대장 이종명 중령(전임)과 설동섭 중령(후임)은 대대장 임무, 인수인계차 DMZ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19명의 부대원과 함께 수색 작전 중이었다. 미상의 지뢰 폭발로 설 중령이 두 다리를 잃게 되고 이 중령과 수색 3중대장 박영훈 대위가 파편 상을 입었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자 이 중령은 자신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부상자들의 신속한 조치와 부하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다.“너희들은 들어오지 마라. 위험하니 내가 들어가겠다.”며“후송헬기를 조속히 요청하라”고 했다. 그는 설 중령을 구하기 위해 다시 혼자서 들어가다가 자신도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게 되었다. 이렇게 두 다리가 모두 절단된 극한 상황에서도, 두 대대장은 더 이상의 부하 희생을 막기 위해“위험하니 들어오지 마라! 내가 기어 나가겠다!”라며 부하의 접근을 막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피 묻은 총과 철모를 끌어안고 기어 나오는 초인적인 희생정신을 보여 주었다.

이는 소총과 철모를 두고 나올 경우, 부하들이 다시 들어가 장비를 회수할 때의 위험까지 고려한 것이다. 또한 두 대대장은 후송되는 동안에도 “부하들은 다친 사람이 없는가?”,“부대에 누를 끼쳐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되새기며 의식을 잃었다. 평소에도 몸에 배어 있던 군인정신과 부하사랑이 자연스럽게 분출된 참 군인의 모습이었다. 육군은 이 뜻을 영원히 귀감으로 삼고자 이 탑을 세우고‘살신성인탑’으로 명명하였다.

 

<자료파일 제공  도서출판 헵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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