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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못한 공설운동장 준공식-송달용 前파주시장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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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못한 공설운동장 준공식

-송달용 前파주시장 회고록<제12화>-

파주에는 공설운동장이 없었다. 문산읍 문산리에 교육청 학교부지 공터가 있을 뿐이었다. 군단위의 체육행사 뿐만 아니라 그 외의 야외 행사는 거의 문산에서 거행하였다.
금촌의 주민들은 군청 소재지이면서도 문산에서 모든 행사가 거행되는 것에 늘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금촌의 지도자들은“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주민의 여론이 빗발쳤다. 그래서‘금촌번영회’가 갖고 있는 자금으로 금촌6리(새말)에 농지를 구입하여, 당시 금촌 번영회장 김대영 회장 명의로 운동장으로 사용하도록 금촌군청에 기부 체납하였다. 그러나 예산부족으로 금촌번영회에서 기부 체납한 곳에 종합운동장을 조성하지 못한 채로 매각한 소유자가 계속 농사를 짓고 있었다.

소유자들은 운동장을 조성한다고 하여 팔았는데 몇 년이 지나도 운동장을 만들지 않으니 도로 환원하라는 여론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없는 예산을 쪼개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축구장과 테니스장을 조성하여 시민 건강에 기여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지루한 세월이 흘렀다.
1995년도 민선시장으로 당선되어 현황을 파악해보니 공설운동장을 건설하기 위하여 금촌읍 금능리에 석회석 산을 구입하여 이미 묘지를 이장하였고 기본설계까지 마쳤다. 기본계획은 1만2천 명의 수용시설을 갖추는 것이었다. 예산절감 차원으로 석회석 산을 깎아 3분의 1정도는 스탠드로 하고, 나머지 3분의 2는 시멘트로 좌석을 만들 계획이었다.
나는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임자가 계획하여 놓은 것을 일방적으로 폐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지라 일단은‘경기도 투자심사 위원회’의 검토를 받도록 하였다. 투자심사 위원회에서 지적된 사항은 32가지나 되었다. 일일이 공개하기는 힘들지만 하나를 예를 들자면, 석회석 산을 깎아서 자연 상태의 스탠드를 만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설계라는 지적이었다.
나는 운동장 건설이 늦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당초 기본 설계대로 건설할 경우 후일 시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운동장다운 운동장을 건설하고 싶었다. 그래서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하기로 하였다. 석회석 산 전체를 깎아서 운동장을 만든다는 것은 힘든 공사였다. 예산도 많이 들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싶었지만 이미 토지를 구입하였고 묘지 이장까지 하였으니 이전할 수가 없었다.
새로운 설계를 하느라 1년이 더 늦어진 1996년에 시공에 들어갔다. 공설운동장 자리는 석회석의 표피 흙을 걷어내고 다이너마이트로 폭발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운동장 인근에 있는 진달래빌라 주민들과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폭파소음에 어린아이들이 놀라고, 미세먼지에 빨래를 널 수가 없으며 장독대도 열 수가 없었다. 진동으로 인해 빌라에 균열이 일고 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해결책을 마련해야 했다. 나는 주민과 대책회의를 개최하여 설득과 이해를 촉구했다. 소음이 적게 나오는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하면 소음과 미세먼지가 이곳까지 오지 않으니 이해달라고 설득하였다. 주민들은 어느 정도 이해를 하면서도 빌라에 균열이 생기면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각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기존에 균열이 있던 것을 발파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면 곤란했다. 증거를 확보해야 했다. 소음측정기를 설치하여 매일 측정하고, 현재 균열 상태를 건축기술자와 주민 입회하에 점검하고 사진으로 남기자고 제안했다. 주민의 동의로 설치비 1억원의 완벽한 소음측정기를 설치하여 매일 측정기를 가동시켜 증거로 남기면서 민원을 해결했다.
폭파로 인하여 발생하는 돌을 초기에는 처리하기가 어려워 건설업자에게 가져가라고 했다. 그 후에는 그 돌을 팔아서 조금이라도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돌을 레미콘 업자에게 판매하였다. 자금조달은 국비, 도비, 시비 등으로 충당하였으나, 국비는 한 번 지원하면 또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도비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시비는 수해가 세 번이나 발생하여 급한 대로 수해복구에 사용되었던 터였다. 파주 출신 도의원 (이인희, 우관영 도의원)들을 총 동원하여 도지사를 면담하거나 예산부서와 협의하여 매년 조금씩 도비를 조달받았다.

설계대로 한다면 현 운동장에서 1m를 더 파내야 했으나 별지장이 없는 것 같아서 설계변경을 하여 그대로 마무리를 지어 예산을 절감하였다. 가능한 한 모든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였다.
나는 이번 시장직을 끝으로 후배에게 물려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내 임기 중에는 시간적으로 운동장 건설을 마무리할 수 없었다. 완전한 운동장을 건설하려면 부족한 점이나 추가해야 할 점 등을 임기 중에 설계변경을 해놓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후임시장이 마무리하는데 소홀히 할 것 같아서 설계변경을 하였다.
첫째, 스탠드 의자는 시멘트 바닥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2만 3천 석의 플라스틱 의자로 설치한다.
둘째, 본부석은 캐노피가 없는 것을 설치한다.
셋째, 보조 경기장과 운동장 간의 사이를 연결한다.
넷째, 운동장의 배수시설을 농경지를 지나 곡능천까지 연결한다.
다섯째, 테니스장을 만든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약 70억 원이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파주는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재원 마련하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금촌 주공단지, 운정지구 택지개발, 모토로라(ASE), 시그네틱스 반도체공장 등 대형 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하여 운동장 설계 변경의 재원은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1994년 부터 746억여 원이 투입된 파주 공설운동장은 파주시 금능동 산 18의 1 일대 4만7천평에 착공돼 11년만에 완공되어 준공식이 거행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운동장 건설에 따른 어려움을 해결해야만 했던 나와 도비조달을 위해 노력했던 도의원 모두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운동장 준공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준공되기까지 자금 조달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고생한 생각을 하니 참으로 서운했다.
푸른 잔디가 깔려있는 운동장과 많은 시민들이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많은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된 것을 생각하면 흐뭇하고 자부심마저 느껴진다.

 

<자료파일 제공 :  도서출판 헵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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