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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가득 – 두근두근 인문기행(2) – 보광사 ‘목어’

 – 김  대  년 –

1천 1백 25년 전인 신라 진성여왕 8년(서기 894년)에 창건된 천년고찰 보광사는 파주 광탄면 영장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후 영조대왕이 어머니 숙빈 최씨의 영혼을 모시는 절로 삼고 크게 중건하면서, 몇차례 보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숙빈 최씨는 ‘사심가득’ 스물한번째 이야기로 소개한 ‘동이’를 말합니다.

보광사는 소개할 것이 참 많은 고찰입니다만, 유독 나의 눈길을 끈 것은 궁녀들이 묵었다는 ‘만세루’에 걸린 ‘목어(木魚)’였습니다. 영조대왕의 친필현판이 위용을 뽐내는 ‘대웅보전’의 단청이 퇴색한 것과 똑같이 고색(古色)이 더께더께 앉은 아주 오래된 목어는 그 어떤 사찰에서 본 목어보다 조형미와 위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목어는 사찰에서 불교의식을 행할 때 쓰는 용구이지요. 중생을 위한다는 상징과 함께, 잠을 잘때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 쉬임 없이 수행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의미로 스님은 목탁을 소지하고 있지요.

‘두근두근 인문학 탐사기행’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보광사를 찾은 날, 비가 내렸습니다. 이덕완 교수님의 강의가 끝나고 일행 모두 대웅보전 앞 만세루 툇마루에 걸터 앉아 있는데 빗줄기가 굵어졌지요. 보광사를 휘감은 고령산(高靈山) 능선의 비구름, 대웅보전 처마를 타고 내리는 비, 그리고 낙숫물 소리…… 누가 이야기를 더 안해도 보광사는 우리 한민족과 함께한 수많은 애환을 역사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가슴 가득 전해 주고 있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보광사’ 만이 가지고 있는 많은 스토리를 ‘사심가득’을 통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알리고 싶은 파주의 이야기와 그림은 많은데 제가 조금 게으르군요. 그러나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이 그림에세이 제목이 ‘사심가득’이니까요 ^^

※ ‘두근두근 인문학 강의’는 파주시 탄현면 대동리에 있는 인문서점 ‘책읽는부엉이’에서 고전, 필독 인문서를 중심으로 매주 화요일(주·야간), 수요일(야간) 진행하고 있으며, 월1회 현지 탐방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생생한 인문체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참여를 희망하시는 분은 010 – 3755 – 8462번으로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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