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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롱 지명유래에 대한 소고

월롱의 지명유래는 통상적으로 달이라는 월(月)과 바구니라는 롱(籠)의 의미로 ‘달바구니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월롱산에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걸려 있는 아름다운 정취를 상징하고 있어 어떤 주민은 달맞이 행사를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달’은 산(山)이라는 옛말이고 월롱 지역에 다락골이라는 마을이 있어 ‘높은 산이 있는 지역’이라고 말하고 있어 지명유래를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문헌을 중심으로좀더 연구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전문적인 문헌연구에 앞서 월롱산이 바구니처럼 생겼다는 것과 월롱산에 달이 담겨져  있다는 지명유래는 현재 지명을 지나치게 직역하여 해석한 것으로 생각 합니다. 보통 지명유래는 옛말의 변화과정과 음운, 다른 지명과의 연관 관계를 충분하게 고려하여 결정되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월롱의 지리적 위치를 살펴 보는 것도  지명유래를 해석하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선 월롱산은 해발 229m로 남파주 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산입니다.  이 곳에서는 임진강 건너편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고, 멀리로는 장단반도, 가깝게는 오금리 벌판과 통일로 벌판이 잘보입니다. 지난 2004년에는 월롱산이 한성백제 시절의 퇴뫼식(산 정상 중심) 산성으로 조사되어 2004년에 경기도 문화재 제1966호 지정되었습니다.

 

특히, 맥금동 방향의 서쪽 절벽은 20m 높이의 암벽이 100m 길이로 천연요새로 활용되었고 일제 시대에 일부 석산으로 개발되었지만 전반적인 절벽형태는 잘 보존되어있습니다. 월롱 방향의 동쪽 절벽은 서쪽 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멀리서 보아도 바위로 이루어진 산으로 쉽게 알 수 있는 지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월롱산의 지형을 종합하면 월롱산을 중심으로 금촌, 교하, 탄현, 문산,파주 부근에서 가장 높은산으로 이 지역을 통과할 때에는 월롱산 줄기의 고갯길을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또 주변 지역에서 바라 볼때 월롱산 정상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월롱산의 지형적 특성을 보면서 ‘월롱(月籠)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살펴 보는 것이 지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우선 월(月)자라는 명칭을 갖게 된 것을 알아 보기 위해서 다른 지역의 지명유래를 소개합니다.

 

과천시 문원동(文原洞)에 있는 ‘다락터

지금까지는 지명에 좀 관심있는 학자라도 글자풀이 중심의 지명 연구를 많이 해 왔다. 그러나 지명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지명을 단순히 현재에 나타난 글자에 맞출 것이 아니라 옛말·우리말의 변화 과정·음운·방언·역사성·다른 지명과의 유관 관계 등을 살펴 그 지명이 형성되기까지의 정황을 복합적으로 분석하여, 그 지명이 가진 뜻이나 정착 과정을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천시 문원동(文原洞)에 있는 ‘다락터’의 예를 들어 보자.

단순히 현재 지명 글자에 집착하는 사람은 ‘다락터’를 글자 그대로 ‘다락+터’ 즉, ‘다락이 있는(있었던) 터’의 뜻으로 새긴다. 그리고는 이것의 한자 지명인 ‘누기(樓基)’에 맞추면서 그 확신을 더욱 굳힌다. 지명 풀이의 함정은 바로 이런 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 산지에 공통적으로 많이 분포한 이 ‘다락터’ 지명이 모두 ‘다락이 있는’ 곳으로만 알다가는 큰 오류를 범한다.

다락터는 달리 다라터 다래터 달터 등으로도 불리기도 했는데, 같은 뜻의 비슷한 땅이름으로 다라실 다래실 다래울 등도 있었다. 전국 곳곳의 누기(樓基) 외에 다라(多羅) 다래(多來) 월기(月基) 등의 한자식 지명은 이들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다락터’와 ‘달터’는 같은 지명임에도 한자로는 전혀 다른 뜻의 글자로 표기되고 있지 않은가. ‘다락터’는 ‘달’과 ‘터’라는 두 명사 사이에 ‘늒’라는 소유격조사가 들어가 이루어진 말이다.

 달늒터>다굊터(다라터)>다락터

‘달’은 ‘산(山)’의 옛말이다. 따라서 ‘달늒터(다라터)’는 ‘산(山)의 마을’ 즉, 산촌(山村)의 뜻이 된다.

따라서 땅이름 연구에 있어서 지금의 글자로 나타나 있는 그 지명만을 보고 그 글자대로 뜻풀이를 해 내려는 잘못은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과천문화원 지명유래 발췌 http://gccc.or.kr/source/data/gc/data_list_view2.html?Dsdv=1&Dsid=136 >

 

김포 양촌면 누산 2리 누촌(樓村)

<조선지지자료>에 누리(樓里)라 기재했고 고유명칭을 ‘다락말’이라 병기(?記)했다.

다락말이 예전부터 부르던 지명으로 너른 들 한가운데 우뚝 솟은 언덕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락은 ‘달(達)+악(접미사)’의 구조로 분석되며 집안의 다락이 높은 곳에 있는 것처럼 ‘달’은 ‘높다’는 뜻으로 높게 걸려 있는 마을의 뜻이다. <김포 누촌 지명유래 발췌>

홍천 남면 월천리(月川里) 

남면(南面) 북동쪽에 위치한 리.

본래 홍천군 금물산면(今勿山面, 남면) 지역으로 높은 곳이라하여 다락골, 또는 월천(月川), 월천동, 월천곡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안말(내곡(內谷)), 가작골(가작곡(佳作谷)), 헌텃골(구대곡(舊垈谷)), 양지말(양지림(陽地林)), 욕골을 병합하여 월천리라 함. <홍천 남면 월천리 지명유래>

 

위에 소개된 글처럼 ‘달’은 ‘다락’이라는 우리 말에서 월(月)자로 한자로 표기하면서 뜻이 달라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국어사전에도 다락은 ‘ 주로 부엌 위에 이 층처럼 만들어서 물건을 넣어 두는 곳으로  출입구는 방안 쪽에 있는 것이 통상적이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국어사전적으로 보면 ‘월롱’의 월(月)자가 ‘다락’과 같이 높은 산이라는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고 지형 특성도 일치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월롱에 롱(籠)을 살펴 보겠습니다. 월롱산 주변에 있는 용주서원(龍洲書院)과  용상사(龍床寺)는  용(龍)자를 이름에 사용하고 있지만 하필이면 월롱산에는  ’롱(籠)’ 자를 사용했습니다.

 

월롱의 롱자는 대나무 그릇을 총칭하는 뜻과  물에 ‘젖다’라는 뜻을 갖고 있을뿐만 아니라 옷과 일상용품을 넣어 두는 농(籠)을 의미하고  ≪임원경제지 林園經濟志≫에 따르면  “농은 본래 죽기(竹器)”라는 기록을 보면  초기의 농은 대나무와 싸리·버들가지 등을 엮어 만든 큰 상자 형태에서 유래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사례로는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에 농바우(籠巖)라는 마을이 있는데 이는 : 농(籠)처럼 생긴 큰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월롱산 정상에도 사각형태의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마 롱자가 붙여지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월롱산을 높은산이라는 월(月)자에  바위가 있는 산이라서  악(岳)자를 이용해  월악산(月岳山)이라고 할 수 는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월롱산은 바위가 정상부분에만 평평하게 있고 계곡이 많지 않아 악(岳)자를 붙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월롱의 지명이 기존의  ‘달 바구니’ 로 유래되었거나 ‘바위가 있는 높은 산’ 으로 유래 되었어도 두가지 다 좋은 의미로서 쓰이고 있어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한글의 변화 과정과 지명을 한자로 전환하는 과정을 염두에 두지 않고 지명유래을 확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결정이 아닌가 해서 여러가지 자료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지명유래는 그 지역의 스토리입니다. 그 스토리에 의해서 지역의 특성과 지역 주민의 자부심을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 차원 높이 생각하면 그 스토리를 통하여 지역 브랜드를 새로 만들어 지역 발전의 모티브를 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월롱이 한 차원 높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월롱 지명유래에 대하여 좀더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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